
PCX125는 안정감과 연비 모두 만족스러운 오토바이였지만, 시트 높이와 뒷바퀴 한정 ABS라는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.
배달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들 오토바이를 눈여겨보게 됩니다. 신호 대기하면서 옆 차선에 선 오토바이를 슬쩍 보는 것도 습관이 되고, 같은 가게에서 마주치는 라이더들 오토바이도 눈에 들어와요. 그런데 열 대 중 다섯 대 이상이 똑같은 차종이라면, 그건 그냥 유행이 아니라 분명 이유가 있다는 뜻이겠죠.
엘리트를 타면서 작은 타이어에서 오는 불안함과, 나쁘진 않지만 딱 만족스럽지도 않은 연비에 슬슬 지쳐가던 저는, 결국 그 유행의 이유가 궁금해서 PCX로 갈아탔습니다.
안정감
PCX에 올라탄 첫 순간부터 느낌이 확실히 달랐습니다. 엘리트를 타는 내내 은근히 신경 쓰였던 그 흔들리는 느낌, 특히 방지턱을 넘거나 빗길에서 스쳐 지나갈 때 느껴지던 불안한 감각이 PCX에서는 거의 사라졌어요. 휠이 크고 차체 자체도 크다 보니, 같은 도로를 달려도 지면을 붙잡는 힘 자체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.
다만 여기서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습니다. 저는 대한민국 평균 키인데도, PCX는 시트가 꽤 높은 편이라 완전히 정차했을 때 양발이 바닥에 다 닿으려면 몸을 살짝 앞으로 당겨야 했어요. 소위 '까치발' 상태가 되는 거죠. 신호 대기 중이나 좁은 골목에서 잠깐 멈춰 설 때마다 이 부분이 계속 신경 쓰였습니다. 안정감은 확실히 좋아졌지만, 이 지점만큼은 시티백이나 엘리트보다 확실히 불편했던 부분이에요.
뛰어난 연비
그리고 진짜 반전은 연비였습니다. 과장 좀 보태면, 기름 냄새만 맡아도 굴러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. 배달 특성상 주유소를 자주 들르는 게 은근히 시간 낭비인데, PCX로 바꾸고 나서는 그 빈도가 확실히 줄었습니다. 엘리트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계기판 연료 게이지를 신경 썼는데, PCX는 그런 스트레스가 훨씬 덜했어요.
계기판도 세련됐고, 잔고장은 거의 겪은 기억이 없습니다. 한번 시동 걸면 그냥 좀비처럼 웬만해선 안 죽고 계속 달리는 느낌이랄까요. 정비소에 갈 일 자체가 줄어드니 그만큼 유지비 부담도 적었습니다. '다들 이거 타는 데는 이유가 있었구나' 싶었던 지점이 바로 여기였어요.
ABS·소음 단점
PCX125의 오랜 라이벌은 NMAX125입니다. 혼다와 야마하의 자존심 대결 구도인 셈이죠. 다 좋았던 PCX였지만, 매일 타다 보니 유독 걸리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.
첫 번째는 ABS가 뒷바퀴에만 적용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. 앞바퀴까지 완전히 잡아주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, 급제동 상황에서 아주 살짝 불안한 느낌이 남아 있었어요. 큰 사고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, 매일 타는 입장에서는 계속 의식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.
두 번째는 출발할 때 나는 특유의 "까랑까랑" 소리였습니다. 신호가 바뀌고 출발할 때마다 들리는 그 특유의 소리가,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매일 반복되니 은근히 신경이 쓰이더라고요. 성능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었지만, 하루 종일 타는 오토바이다 보니 이런 사소한 것들이 은근히 쌓였습니다.
그래도 남는 건 확실한 만족감
단점 두 가지를 이야기했지만,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PCX는 만족스러운 오토바이였습니다. 안정감, 연비, 내구성이라는 배달 오토바이의 핵심 세 가지를 다 갖췄으니까요. 시트 높이와 소리는 타면서 적응이 되는 수준이었고, 실제로 큰 불만 없이 꽤 오래 잘 탔습니다.
다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해서, 잘 타고 있으면서도 자꾸 옆에 있는 라이벌이 궁금해지더라고요. 그렇게 저는 결국 PCX의 오랜 라이벌, NMAX로 넘어가게 됩니다.
정리하자면
PCX125 후기를 종합해 보면, 안정감과 연비 두 가지는 확실히 만족스러웠던 오토바이입니다.
| 구분 | 내용 |
|---|---|
| 장점 | 뛰어난 안정감(큰 휠·차체), 우수한 연비, 낮은 고장률, 세련된 계기판 |
| 단점 | 평균 키에도 까치발이 필요한 시트 높이, 뒷바퀴 한정 ABS, 특유의 출발 소음 |
| 추천 대상 | 안정감과 연비를 동시에 원하는 사람, 단 시트 높이는 직접 앉아보고 결정 추천 |
이런 분께 추천해요
추천: 안정감과 연비를 중시하는 분, 키 175cm 이상, 편안한 시트를 원하는 분
비추천: 양쪽 ABS가 꼭 필요한 분, 조용한 배기음을 선호하는 분, 기름통 크기가 부담스러운 분
자주 묻는 질문
Q. PCX125는 왜 배달업계에서 인기가 많나요?
안정감과 연비가 좋고, 방지턱이나 빗길에서도 흔들림이 적어서 배달 라이더들 사이에서 꾸준히 선호도가 높은 편이에요.
Q. PCX125 ABS는 앞뒤 다 되나요?
아니요, 뒷바퀴에만 ABS가 적용돼요. 이 점 때문에 이후 양쪽 ABS인 NMAX125로 갈아타는 경우도 많아요.
Q. PCX125 소음은 어느 정도인가요?
다른 스쿠터보다 배기음이 좀 있는 편이라, 조용한 걸 원하시면 참고하시는 게 좋아요.
다음 편에서는 그렇게 넘어간 NMAX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. PCX와 뭐가 다르고 뭐가 같았는지, 라이벌 대결의 결말을 궁금해하실 분들 많을 것 같아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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